늦게 시작한 사랑
- 제85기 이○옥 -
너무도 평범한 말속에 널 담아본다
사랑한다고
한여자가 한남자를 사랑하는거처럼
그렇게 뜨거운 열정으로
그렇게 지꿎은 집착으로
한 여자가 한 남자 사랑함은
더 이상 외롭지 않기 위해서라면
내가 널 사랑함은
더 이상 망가지지 않기 위해서인가
눈은 있어도 눈동자 없고
육체는 있어도 영혼은 없던
찢기고 터진 나에게 던져진 너의 유혹은
선택의 자유조차 모르던 나를
너에 대한 사랑으로 눈뜨게 했고
도가니 마냥 타오르는 너에 대한 집착은
수천명의 또 다른 나를
죽음앞에서도 두려움 모르는
불사조의 영혼으로 승화시켰으니
널 그려보는것 만으로도
지친 마음에 생기가 돌고
너의 사심없는 품에 안기는것만으로도
세상 슬픔 다 가셔버린듯
너는 그렇게 타서 재만남은 상처입은 가슴들에
넉넉히 사랑할 수 있는
타오르는 용광로의 불꽃같은 존재
배 불리 먹어보는것이 소원이던 사람들
네품에 안겨 배고품을 잊고
가진게 없어 상상 그 자체로 행복하던 사람들
새 삶의 꿈을 펼쳐가는곳
평범한 두 남녀의 사랑처럼
세상 슬픔의 낙엽을 발밑에 밟으며
더는 열렬할수 없는 마음으로
널 사랑하게 하는 너는 대-한민국.
낯설지만 않는 너의 이름앞에
너에게 죄 많았던 사람들 송구한 마음으로
너에게 사랑을 청할 때
말없이 감싸안고 다독여주는 너의 포근함에
나는 널 사랑할 수 밖에 없었노라
붉은 풍랑에 육체는 찢기고
황색 바람에 의식은 몽롱하고
더는 갈곳몰라 벼랑골에 섰던 운명
희미한 너의 순수함으로
두팔벌려 네가 잡아준 불우한 인생들
나 아닌 수천명에 이르니
송구한 마음으로 네 품에 안긴 나
또한번 평범한 말속에 널 담아본다
사랑한다고
널 향한 늦은 사랑
사랑해도 되느냐는 철없는 내 물음에
빙그레 미소짓는거 같은 네 모습
꾸밈없이 순수한 네 앞에
부끄럼없는 사랑을 약속하며
절망을 떨쳐버린 희망을 안고
늦게 찾은 너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며
후회없는 내 사랑의 선택을 자부한다
송구하고 수줍은 나의 고백
말없이 받아주는 너의 너그럼 앞에
늦게 시작한 너와의 사랑
결코 부끄럽지 않는 사랑으로 내 가꾸어가리
빗바람에 흔들리던 연약한 나뭇가지
그 뿌리있어 꺾이지 않듯
네가 막고 선 뿌리에 의지하여
내 사심없이 사랑하리 가꾸어가리
천만년 세월 흐른뒤에도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폭풍우에도 끄떡없는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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