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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보는 김두관은?

사실 윤덕홍 교수도 김두관 전 지사 못지않게 지방분권과 지방자치, 또한 여기에 더해 지방대학 육성과 발전방안을 고민해온 사람이다. 이에 관해 묻자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내가 대구대학교 총장으로 있을 때 대구사회연구소 이사를 겸임했다. 그때대구 지식인사회의 공통적 의견이 ‘서울-지방’의 이분법적 구도로는 지방이 죽을 수밖에 없다.

수도권이 지방의 모든 걸 빨아들이고있다. 그런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지방분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데 견해를 같이 했다. 지방분권의 구체적 실현방법은 지방경제활성화다. 그게 요점이다. 그걸 위해선 지방대학 활성화가 선결돼
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공통가치관이었다. 당시 김두관도 동일한걸 주장했고 또한, 현실정치에서 이를 실천하려 애썼다. 대구사회연구소와 김두관은 정책적으로 같은 길을 가고 있었던 것이다.” 장관 시절에 함께 일했고, 경남지사 선거에선 조언자의 역할을 한 윤교수에게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물었다. 재밌는 답변이돌아왔다.

“최고 지도자는 아주 똑똑할 필요가 없다. 지도자는 약간게을러야 한다. 지도자가 너무 샤프하면 주위에 사람이 없다. 너무부지런하면 그를 어려워한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되조금은 느슨하게 보이는 게 오히려 좋다. 그래야 그 부분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긴다.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김두관에겐 그런모습이 보인다.

현재도 많은 학자와 이론가들이 그를 도와주고 있다. 필요할 땐 자기 몸을 아끼지 않지만 그렇다고 매일을 빡빡하게
살지는 않는 게 김두관의 단점이자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두관 전 지사가 이장과 군수를 지낸 남해. 그곳을 방문한 경험이있는 윤 교수는 남해의 민심을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파악했다고한다. “재래시장에서 생선 장사를 하는 아주머니와 시골의 노인들도 김두관 이야기를 하니까 좋아하더라. 군수와 장관을 지낸 지도자가 시장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입에 오르내리는 건 그 사람의 행정이 거기까지 가닿아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그것 하나만 봐도 이장과 군수직을 잘 수행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를 만날 때면 언제나 ‘남해에 한번 놀러 오시라’고 한다. 이것은 자기가 재래시장을 포함해 남해의 구석구석까지 잘 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
니겠는가. 무언가 그것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런 자신감으로 서민들과 만난다는 게 좋아 보였다. 덧붙여 김두관은 화를 잘 내지 않는다. 어려운 일이 있거나 입장이 곤란해졌을 때도 그저 허허 한번 웃고 툴툴 털어낸다. 그릇이 크고 멀리 보는 사람의 태도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윤덕홍 교수는 김두관이 제시할 비전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살아온 과거를 되짚어 볼 때 이 사람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이를 잘 조율할 것이라 믿는다. 남북문제도 대한 시각도 열려 있다. 경제부문도 중소기업이나 친서민경제를 강조한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차별화된 정책을 추진할 것이분명하다. 토목공사로 밀어붙이는 경제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우리가 안다. 그런 점에서 문화, 관광 등이 밑그림으로 그려진 경제성장이 필요하다. 김두관은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이다. 교육면에서도 영어만을 강조하는 교육방법론, 신자유주의적인 교육정책 등은
전폭적으로 수정을 할 것 같다.” 이에 더해 윤 교수는 현 한국의 정치상황을 진단하고, 추후 대선의 구도를 전망했다. “현재 한국정치엔 부정할 수 없는 두 축이 있다. 그 하나는 지역이다. 김두관은 영남에 기반을 두고 쭉 그곳에서 민선 행정가로 성장했으니 새누리당과 맞붙는다면 분명 유리한 측면이 있다. 두 번째는 보수-진보의구분이다.

내 경우엔 보다 엄밀하게 친서민-친재벌로 구분하는 게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향후 선거는 이런 구도에서 누가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에 따라 유권자의 선택이 달라지지 않겠는가. 언제까지 낡은 색깔론 등으로 대통령선거를 치를 순 없지 않겠나.”추후 한국의 대통령은 어떤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어나가야 것인지를 묻자, 윤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부터 노태우대통령까지는 영남-친재벌 정권이었다. 김영삼 대통령도 비슷했다. 그에 대한 반발이 만들어준 게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고, 그에 대한 반작용은 이명박 정권이다. 이제 다시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척점에 있는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지금은 박근혜씨도이 대통령과는 분명히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그런 토양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래서 새누리당의 박근혜씨로는 어렵다는 게 내 판단이다. 박근혜씨가 아무리 복지를 강조해도그걸 실현하려면 예산이 필요하고, 증세도 필요하다. 말로만으로는할 수 없다. 예산확보를 하려면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새누리당이 이걸 얼마나 잘 할 수 있을까?” 그의 반문 뒤에 이어진 질문은 ‘만약 김두관 대 박근혜의 구도로 대선이 치러진다면 어떤 결과를 예상하는가’였다. 윤 교수의 예측은 이러했다. “박근혜씨는 어떤행보를 보여도 나이 든 사람들에겐 박정희의 딸이다. 그건 장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30~40대 국민들은 ‘박봉 쪼개가며 생활을 책임지는 회사원 한번 해본 적 없는 박근혜가 서민의 삶을 알까’라는의문을 품는다.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한 ‘선거의 여왕’ 이미지만이강하다. 반면 김두관은 살아온 행적과 일을 추진해온 과정이 눈에환히 보인다. 세대별로 보면 나이가 든 분에게는 박근혜씨가 어필하겠지만, 한참 일할 나이의 세대에게는 김두관이 경쟁력 있게 보일 것이다. 여기에 지역별, 계층별 대립구도까지를 감안하면 굉장히 치열한 경쟁이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