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세 이하의 주부들만 들어갈 수 있는 그곳에선 무슨 일이?> 노인이나 부녀자를 상대로 무료(미끼)로 선물 등을 주고 영업을 하는 일명 ‘떴다방’이나 ‘홍보관’이 성행해 주의가 요구..

<59세 이하의 주부들만 들어갈 수 있는 그곳에선 무슨 일이?>
　
　노인이나 부녀자를 상대로 무료(미끼)로 선물 등을 주고 영업을 하는 일명 ‘떴다방’이나 ‘홍보관’이 성행해 주의가 요구된다.
　1980년대 일본에서 들어온 이런 형태는 한 매장을 빌려 한 달에서 길게는 6개월 정도 영업을 하다가 어느샌가 종적을 감춰버리거나 다른 장소로 이동해버리는 속칭 ‘메뚜기형 마케팅’으로도 불린다.
　12일 오후 1시 30분께. 포항 도심의 한 빌딩으로 주부 수 백 여명이 구름떼처럼 몰렸다.
　건물 3층에 들어서자 실내에는 이불과 주방용품·전기제품 등 각종 물품을 1천원에 판매한다는 가격표와 물품이 진열돼 있었다.
　말도 안되는 가격에 현혹된 주부들은 이름과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신상정보를 적어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주부 최모(44·북구 두호동)씨는 “아는 사람을 한 명 데려오면 여러 물품 중 하나를 1천원에 살 수 있는 상품권을 준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왔다”며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영업하는데 오전반과 오후반에 모두 참석하면 상품권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아울렛이라 칭하는 이곳은 40∼59세 여성만 출입할 수 있다. 나이에 속하지 않거나 남성들은 아예 발을 들일 수 없다.
　이곳에서 만난 주부 김모(58·북구 양학동)씨는 “처음에는 19만9천원에 판매하는 냄비를 14만9천원에 판매했다”며 “어느 새부터 독일에서 만들었다는 전기렌즈를 200만원대에 판매하고, 대관령 녹용뿔을 ㎏당 4∼6만원대, 한국담배인삼공사 계열의 홍삼세트를 30만원 상당에 판매하는 등 물품종류가 다양해지고 가격대가 비싸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노년소비자보호연합회에 따르면 이처럼 떴다방·홍보관·체험관 등으로 불리며 지난해 전국에 1만 여곳이 영업 중이다.
　최근에는 포항에서 노인들에게 마일리지 카드를 제공해 방문 횟수에 따라 경품을 차등 지급하면서 재방문을 유도해 물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발생해 노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6월에도 포항 상원동의 한 건물에서 노인들에게 휴지와 쌀 등의 사은품과 함께 추첨을 통해 자전거와 김치냉장고 등을 제공한다고 꼬드겨 원가가 8만원인 흑삼겔 건강 기능식품을 19만8천원에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현재 포항에서 A아울렛을 운영하고 있는 관계자는 “우리와 비슷한 유형으로 장사를 하는 곳이 많다고 해서 똑같이 질이 나쁜 곳으로 보지 말아 달라”며 “지난 1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는데 아무런 신고나 피해 사례가 없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노정호 한국노년소비자보호연합 사무총장은 “이러한 판매 수법은 소비자에게 인간적으로 정을 쌓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주부나 노인들이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며 “대부분의 홍보관이 신뢰감을 쌓은 후 싼 물품을 비싸게 팔고 자취를 감춰버리며, 상품을 개봉하도록 유도해 반품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는 등의 수법을 쓰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영업이 성행하자 지자체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경북도는‘떴다방’이나 ‘홍보관’으로 불리는 곳에서 식품(건강기능식품 포함)이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과대광고로 인한 도민들의 피해방지를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식품 허위·과대광고 예방홍보물을 제작해 도내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에 배포했다.
　한편, 허위·과대광고를 하는 곳을 목격할 경우 즉시 가까운 시·군·구 위생부서나 경로당, 노인복지관으로 신고하거나, 국번없이 1399(일반전화) 또는 식약청 홈페이지 ‘식품안전소비자신고센터(http://www.kfda.go.kr/cfscr)’로 신고하면 된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사진설명-12일 오후 2시께 포항시 북구 대흥동의 한 빌딩에서 열린 한 아울렛 행사장(일명 ‘홍보관’)으로 주부들이 모여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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