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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안녕하세요, <시사저널> 정락인 기자입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 하루하루가 숨 가쁘네요. 매사가 그렇지만 지난 한주에는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시사저널> 정락인 기자입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 하루하루가 숨 가쁘네요.
매사가 그렇지만 지난 한주에는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간만에 정치 기사를 무려 13쪽이나 썼습니다. 우여 곡절도 많았습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장관급)과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관련 기사 때문에 그랬습니다.

지난 1월8일 안철수 원장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는데,
그 비행기 안에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동승했습니다.
두 사람이 비행기를 함께 타고 간 것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의 비행기 동승은 예삿일이 아니었습니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만남으로 볼 수 있어 ‘비행기 동승’ 자체만으로도 큰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두 사람이 밀담을 나누었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되었을 가능성이 컸습니다.

저는 이러한 정보를 입수하고 다각도로 두 사람의 행적을 추적했습니다.
‘대화 내용’ 일부만이라도 알아낸다면 큰 기사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곽승준 위원장과 인터뷰를 하는 등 공을 들였지만 결국 ‘대화 내용’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양측도 "우연한 동승이었고, 대화는 없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사에 힘이 팍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래에 메인 기사(3쪽)를 붙이니 한번 읽어보세요.
이번 주 <시사저널>에는 곽승준 위원장과의 인터뷰도 3쪽에 걸쳐 실었습니다.
또 특집 기사(7쪽)에는 ‘전?현직 이명박 정부 장?차관’ 2백22명을 해부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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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안철수-곽승준 '한 비행기‘ 탔다

유력 대권주자와 MB최측근, 1월8일 미국행 때 동승…
긴밀한 대화 오갔는지에 이목 집중



지난 1월8일 안철수 원장이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월8일 오후 유력 대권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50)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안원장의 출국장에는 기자들이 모여들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안원장의 미국행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의장,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과 면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런데 안철수 원장의 미국행이 예사롭지 않았다. 안원장이 탑승한 비행기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장관급 인사가 동승했다. 바로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52)이었다.
안원장과 곽위원장의 동행은 세간에 노출되지 않았다.

안철수 원장의 미국행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진 반면, 곽승준 위원장의 출국은 조용하게 추진되었다.
미래기획위원회는 곽위원장의 미국행과 관련해 별도로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

그렇다면 곽위원장은 왜 미국에 간 것일까. 외부에 알려진 공식 일정은 1월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쇼(CES)에 참석한 것이 전부이다. 미래기획위 홈페이지 ‘위원장 동정’에도 사진 한 장만 올라와 있다.
미국에 다녀왔다는 ‘인증샷’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것을 보면 곽위원장의 미국행은 다른 목적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안철수 원장과의 ‘비행기 동승’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곽위원장이 누구인가. 그는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이다.
2007년 이명박 대선 캠프에서 핵심 정책 브레인 역할을 했다. ‘이명박 경제학’을 뜻하는 MB노믹스를 설계한 주역이다.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했고, 이명박 정부의 첫 국정기획수석을 지냈다.

2009년부터는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미래기획위원회는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조언을 하는 ‘21세기 집현전’을 표방하고 있다.
곽위원장은 이대통령의 ‘책사’나 다름없는 것이다.
곽위원장의 부친은 이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부사장으로 있었다.



1월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쇼(CES)에 참석한 곽승준 위원장의 모습.


그렇다면 안철수 원장과 곽승준 위원장은 비행기에서 과연 무슨 밀담을 나누었을까.
지난 1월31일 오후 기자는 미래기획위원회에서 곽위원장을 인터뷰했다.
한참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안철수 원장과 미국행 비행기를 함께 타고 가셨죠?”라며 슬며시 물었다.
그랬더니 “어떻게 알았느냐”라며 화들짝 놀랐다. 순간 곽위원장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가다듬으며 “우연이었다.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외국 가는 비행기에서 가끔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시 “무슨 말을 나누었느냐”라고 묻자 “별 얘기 안 했다. 그냥 잠만 잤다”라고 답했다.
다시 “어떻게 잠만 잘 수 있느냐. 사적인 이야기도 안 했느냐”라고 했더니
“그냥 잠만 잤다”라는 대답을 되풀이했다. 정말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일까.

안철수 원장과 곽승준 위원장은 초면이 아니다. 곽위원장은 현 정부의 핵심 인사 중
안원장과 가장 친분이 두터운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안원장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미래기획위원회 신성장동력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원장을 미래기획위에 영입한 장본인이 바로 곽위원장이다. 그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으로 있을 때 위원으로 영입했다.
즉, 곽위원장은 현 정부와 안철수 원장과의 연결 고리이자 징검다리인 셈이다.

두 사람의 친분 관계도 남다르다. 미래기획위원회 회의 때 테이블에 마주 앉아 정책 토론을 했고,
가끔 식사 자리도 함께했다. 평소에도 ‘정부 정책’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사이였다.
이런 두 사람이 무려 13시간 동안이나 비행기 옆자리에 앉아서 갔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리는 만무하다.

특히 두 사람의 만남은 오랜만에 이루어졌다. 안원장이 대권 주자로 부각되면서 공식적인 자리를 갖지 못했다.
세간의 이목 때문에 애써 만남을 피해왔다. 곽위원장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을 해서 가깝지만 정치 이야기는 안 한다.
예전에는 한 번씩 밥은 먹었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 그분에게 기자가 따라다녀서 부담스러워 한다.
그 이후로는 개인적 사정으로 (미래기획위원회에) 못 온다고 했다. 미래기획위원회에 계속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동안은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던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과 유력 대권 주자인 안원장과의 회동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형 이슈이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만남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 안은 세간의 이목을 피하면서 밀담을 나눌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장시간 대화가 가능하다. 이런 이유를 들어 ‘의도된 연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대통령이 곽위원장을 통해 안원장에게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곽위원장과 이대통령은 최근에도 만났고, 자주 통화도 했다.
곽위원장도 “경호상 비밀이지만 최근에 뵌 적이 있다. 통화는 가끔 한다. 주로 정책 이야기 정도만 한다”라고 말했다.

곽위원장은 지금까지 줄곧 ‘정치인 안철수’에 대해 비판을 해왔다.
여러 차례 “‘정치인 안철수’는 아닌 것 같다”라는 말을 했다. 안원장이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기자와 만나서도 ‘교수 안철수’와 ‘정치인 안철수’에 대해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왜 정치인 안철수에 대해 부정적이냐”라고 묻자 그는 “정치 분야는 DNA가 굉장히 세야 한다.
정치 쪽으로 가면 능력 발휘가 힘들다. 예를 들면 머리 좋은 판검사 출신 정치인이 많지만
막상 국민에게 와 닿는 정치를 하지 못한다. 정치는 자신의 역량을 100% 발휘하지 못하는 곳이다.
교수와 정치인의 DNA는 완전히 다르다. 그렇게 본다면 어려울 수 있다.
지금은 양쪽에서 비판하지 않지만 비판하기 시작하면 힘들어질 것이다”라며 충고했다.

그러면서 “교수 안철수가 정치권에서 역량을 발휘하려면 곱하기 100을 해서 들어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곽위원장은 안철수 원장의 정치 참여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생각은 미국행 이전과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안원장과 정치를 논한 적이 없느냐라는 질문에는 “나는 그분과 한 번도 정치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전에도 만났지만 그런 얘기(정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안철수 교수가 대통령이 된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본인도 별 생각 없고, 나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본인도 관심 없다고 한다.
그분은 정치에 맞지 않고 관심 없다”라고 말했다. 마치 안원장의 말을 전달하는 것처럼 들린다.
정치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안원장의 말을 옮기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교수 안철수’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철수는 어떤 사람인가?”라고 물었더니
“반듯한 사람이다. 특히 산업이나 IT 지식이 굉장히 해박하다. 직접 사업도 해본 사람이라서 본인이 잘 알고 있다.
안철수 교수의 동물원 이론은 나에게 굉장히 와 닿았다.
예를 들어 ‘안 죽을 만큼만 밥 준다’ ‘도망치면 안락사시킨다’ 등 어록이 많다. 말이 강하다.
말은 차분하게 하지만 내용은 과격하다. 나와 반대이다. 나는 목소리는 크지만 내용은 별로 없다.
내가 평가하기는 좀 그렇지만 (미래기획위) 위원으로 굉장히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임했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는 사람이고 아이디어가 좋은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곽위원장은 안교수에게 정치 참여에 대해 ‘신중한 선택’을 주문했을 수도 있다.
‘정치인 안철수’가 아닌 ‘교수 안철수’의 역할에 더 무게감을 두었을 것이다.
현재 안철수 교수는 자신의 정치 참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직·간접적인 정치 행보를 하면서도 여전히 ‘장고’하는 모습이다.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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