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의 달인] 박상환 경위(서울 광진경찰서 사이버팀)
범인 잘 잡고 피해자에 감동까지 선사
사기 피해자 일일이 찾아내 피해금 모두 돌려줘
지난 5월 초 서울 광진경찰서 사이버팀. 홍삼세트를 두고 경찰관과 시민들 사이에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관들은 절대 받을 수 없다며 손사래 쳤고 시민들은 꼭 받아달라고 애원하다시피 했다. 옥신각신 1시간여의 신경전 끝에 홍삼세트를 무의탁노인시설로 보내기로 양측이 합의하며 '정겨웠던' 소란은 마무리됐다. 경찰관들에게 홍삼세트를 선물하려 한 이들은 인터넷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었다.
사연은 이랬다.
박상환 팀장(경위)이 이끄는 광진서 사이버팀은 지난 4월 21일 소셜커머스 공동구매사이트 사기 피의자 2명을 붙잡았다. 인터넷사이트와 트위터 등에 주유권 기저귀 등 생활용품을 반값에 살수 있다는 허위광고를 낸뒤 돈만 가로챈 신종 인터넷 사기범들이었다. 피해자는 1580명에 달했고 피해금액은 8500만원. 다행히 피의자들이 돈을 인출하지 않아 피해금액 전액을 돌려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어떻게 돌려주는냐 하는 점. 그러나 보통 이런 사건은 검찰에 송치하는 것으로 경찰은 손을 뗀다. 피해자들이 알아서 경찰서로 찾아와 돈을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박 팀장은 달랐다.
박 팀장은 "인터넷사기사건의 경우 피액금액이 10만원도 안되는 소액인데다 신고도 잘 안하는 탓에 피해자들에게 돈을 돌려주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작은 액수라도 피해자 모두에게 돌려주는 것이 사건을 맡은 경찰의 의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사건의 경우 신고를 한 피해자는 200명에 불과했다. 때문에 피의자들의 대포통장을 역추적해 신고 안한 1400명의 인적사항과 주소 등을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또 계좌이체 방식으로 피해자 개인통장으로 피해금액을 쪼개어 돌려 줘야했다. 하루 1건 이상의 수사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사이버팀으로선 이만저만한 수고가 아니었다. 더욱이 은행 수수료 문제까지 걸려 있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궁즉통. 국고계좌를 이용해 해결할 수 있었고 결국 피해액 전액 환수라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당시 신고 안 한 피해자들은 경찰서 이름으로 통장에 돈이 입금되자 무척 당항했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된 피해자들은 광진경찰서와 경찰청 등엔 감사와 칭찬의 글을 올렸고 일부 피해자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홍삼세트로 감사의 뜻을 전하려 했던 것이다.
박 팀장은 '감동치안' 모범사례로 꼽히며 경찰수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범인검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인 국민의 마음까지 얻는 감동 수사를 했기 때문이다. 박 팀장이 사이버수사팀을 맡은 지는 1년 남짓. 하지만 여자아이디를 사용해 돈만 받고 연락을 끊는 조건만남 사기사건을 비롯 200건의 인터넷사기사건을 해결했다. 덕분에 우수수사팀으로 선정됐다. 경제 지능범죄 수사경력만 10년이 넘는 베테랑 수사관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감동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전문가적 이력에 피해자인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봉사정신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 팀장은 "이젠 사이버수사 없인 거의 모든 범죄사건의 해결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하지만 인테넷관련 각종 범죄는 유형도 다양하고 피해자도 많아 수사경찰관들에겐 전문성을 키워야 하고 그래서 끊임없는 자기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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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잘 잡고 피해자에 감동까지 선사
사기 피해자 일일이 찾아내 피해금 모두 돌려줘
지난 5월 초 서울 광진경찰서 사이버팀. 홍삼세트를 두고 경찰관과 시민들 사이에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관들은 절대 받을 수 없다며 손사래 쳤고 시민들은 꼭 받아달라고 애원하다시피 했다. 옥신각신 1시간여의 신경전 끝에 홍삼세트를 무의탁노인시설로 보내기로 양측이 합의하며 '정겨웠던' 소란은 마무리됐다. 경찰관들에게 홍삼세트를 선물하려 한 이들은 인터넷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었다.
사연은 이랬다.
박상환 팀장(경위)이 이끄는 광진서 사이버팀은 지난 4월 21일 소셜커머스 공동구매사이트 사기 피의자 2명을 붙잡았다. 인터넷사이트와 트위터 등에 주유권 기저귀 등 생활용품을 반값에 살수 있다는 허위광고를 낸뒤 돈만 가로챈 신종 인터넷 사기범들이었다. 피해자는 1580명에 달했고 피해금액은 8500만원. 다행히 피의자들이 돈을 인출하지 않아 피해금액 전액을 돌려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어떻게 돌려주는냐 하는 점. 그러나 보통 이런 사건은 검찰에 송치하는 것으로 경찰은 손을 뗀다. 피해자들이 알아서 경찰서로 찾아와 돈을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박 팀장은 달랐다.
박 팀장은 "인터넷사기사건의 경우 피액금액이 10만원도 안되는 소액인데다 신고도 잘 안하는 탓에 피해자들에게 돈을 돌려주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작은 액수라도 피해자 모두에게 돌려주는 것이 사건을 맡은 경찰의 의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사건의 경우 신고를 한 피해자는 200명에 불과했다. 때문에 피의자들의 대포통장을 역추적해 신고 안한 1400명의 인적사항과 주소 등을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또 계좌이체 방식으로 피해자 개인통장으로 피해금액을 쪼개어 돌려 줘야했다. 하루 1건 이상의 수사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사이버팀으로선 이만저만한 수고가 아니었다. 더욱이 은행 수수료 문제까지 걸려 있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궁즉통. 국고계좌를 이용해 해결할 수 있었고 결국 피해액 전액 환수라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당시 신고 안 한 피해자들은 경찰서 이름으로 통장에 돈이 입금되자 무척 당항했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된 피해자들은 광진경찰서와 경찰청 등엔 감사와 칭찬의 글을 올렸고 일부 피해자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홍삼세트로 감사의 뜻을 전하려 했던 것이다.
박 팀장은 '감동치안' 모범사례로 꼽히며 경찰수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범인검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인 국민의 마음까지 얻는 감동 수사를 했기 때문이다. 박 팀장이 사이버수사팀을 맡은 지는 1년 남짓. 하지만 여자아이디를 사용해 돈만 받고 연락을 끊는 조건만남 사기사건을 비롯 200건의 인터넷사기사건을 해결했다. 덕분에 우수수사팀으로 선정됐다. 경제 지능범죄 수사경력만 10년이 넘는 베테랑 수사관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감동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전문가적 이력에 피해자인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봉사정신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 팀장은 "이젠 사이버수사 없인 거의 모든 범죄사건의 해결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하지만 인테넷관련 각종 범죄는 유형도 다양하고 피해자도 많아 수사경찰관들에겐 전문성을 키워야 하고 그래서 끊임없는 자기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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