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에서 원치 않는 사람이 공적 커뮤니케이션을 하자고 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소셜 네트워크에서 내 이미지와 자아 정체성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큰 숙제로 떠올랐다.
2010년 10월 02일 (목) 09:45:05[159호]
한상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전 세계가 본격적인 소셜 네트워킹 시대에 들어서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이슈 중 하나가 에티켓과 사회 규범에도 변화가 오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당신의 직장 상사, 고객, 선생님이 친구 신청을 하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당신이 개인 공간이라고 생각한 소셜 네트워킹이나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원하지 않는 사람이 당신에게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자고 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당신의 글이 퍼져나가서 누군가에게 심한 모욕감이나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우리는 싸이월드 시대를 겪었고 악플, 프라이버시 침해, 지나친 상업적 행위 등 몇 가지 중 요한 경험을 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에티켓과 규범을 논의하고 재정비하는 사회적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 이제 글로벌 서비스와 국내 서비스가 함께 사용되면서 때로는 혼란스럽고 당황하며 이중적인 잣대를 갖기도 한다.
며칠 전 국내의 한 서비스에서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새로운 친구 소개 기능을 아이폰 앱에서 공개했다가 하루종일 사용자들의 항의와 논쟁이 벌어지고 결국 오후에 서비스를 취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용자들의 가장 큰 두려움은 내가 공개하지 않은 내 아이디가 회사, 사이가 나쁜 동료, 원하지 않은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인터넷이 근본적으로 프라이버시를 유지하기 힘든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이 개인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곳이 여전히 존재하고 이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는 것이다.
ⓒ
싸이월드 시대(위)를 통해 정보 노출, 악플 등을 겪었지만 에티켓과 규범을 만드는 데는 소홀했다.
새로운 오해·갈등 키울 위험성 커
사람들은 대체로 다중의 자아 정체성을 갖고 행동하고자 한다. 실세계에서도 우리는 다른 모습을 유지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에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며 서로 다른 자아 정체성을 구축한다고 여기지만, 개방되고 연결되는 현재 온라인 시스템에서 그러한 시도는 때로는 전혀 원하지 않는 상황에 의해 간섭받거나 무의미하게 되기도 한다.
페이스북 에티켓 중에 친구의 친구를 빼앗아가지 말라는 것이 있다. 자기가 개인적으로 친밀감을 많이 갖고 있던 친구들이 나를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친구 A와 더 친밀하게 소통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A에 대해 심한 배신감과 질투를 느끼게 되고, 결국 친구 관계가 무너져버리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충돌은 여러 군데서 나타난다. 성적 정체성이 드러나기도 하고, 친구 아이디가 상사의 아이디로 밝혀졌을 때, 어제 한 일을 나도 모르게 선생님이 알고 얘기했을 때 우리는 점점 내가 올리는 글에 대해 자기 검열을 하기 시작한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내 이미지, 자아 정체성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앞으로 우리에게 큰 숙제가 될 수 있다.
기업 내에서는 세대 간의 차이가 소셜 네트워크 문화 차이를 가져올 수 있으며, 조직 내에서 새로운 갈등과 오해를 키울 수 있는 위험성이 많다. 남녀 간 사용 언어와 포스팅 유형, 사용 행태의 차이 역시 실세계에서 겪는 갈등처럼 나타날 것이다.
루머의 확산과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의 매우 빠른 전파 못지않게,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사회에서 개인들에게 매우 커다란 문제를 야기하거나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다. 싸이월드 시대에서 얻었던 교훈을 바탕으로 이제 새로운 소셜 네트워킹 시대에 소셜 네트워크와 소셜 미디어에서의 에티켓과 규범을 논의해야 한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0년 10월 02일 (목) 09:45:05[159호]
한상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전 세계가 본격적인 소셜 네트워킹 시대에 들어서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이슈 중 하나가 에티켓과 사회 규범에도 변화가 오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당신의 직장 상사, 고객, 선생님이 친구 신청을 하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당신이 개인 공간이라고 생각한 소셜 네트워킹이나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원하지 않는 사람이 당신에게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자고 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당신의 글이 퍼져나가서 누군가에게 심한 모욕감이나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우리는 싸이월드 시대를 겪었고 악플, 프라이버시 침해, 지나친 상업적 행위 등 몇 가지 중 요한 경험을 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에티켓과 규범을 논의하고 재정비하는 사회적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 이제 글로벌 서비스와 국내 서비스가 함께 사용되면서 때로는 혼란스럽고 당황하며 이중적인 잣대를 갖기도 한다.
며칠 전 국내의 한 서비스에서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새로운 친구 소개 기능을 아이폰 앱에서 공개했다가 하루종일 사용자들의 항의와 논쟁이 벌어지고 결국 오후에 서비스를 취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용자들의 가장 큰 두려움은 내가 공개하지 않은 내 아이디가 회사, 사이가 나쁜 동료, 원하지 않은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인터넷이 근본적으로 프라이버시를 유지하기 힘든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이 개인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곳이 여전히 존재하고 이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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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시대(위)를 통해 정보 노출, 악플 등을 겪었지만 에티켓과 규범을 만드는 데는 소홀했다.
새로운 오해·갈등 키울 위험성 커
사람들은 대체로 다중의 자아 정체성을 갖고 행동하고자 한다. 실세계에서도 우리는 다른 모습을 유지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에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며 서로 다른 자아 정체성을 구축한다고 여기지만, 개방되고 연결되는 현재 온라인 시스템에서 그러한 시도는 때로는 전혀 원하지 않는 상황에 의해 간섭받거나 무의미하게 되기도 한다.
페이스북 에티켓 중에 친구의 친구를 빼앗아가지 말라는 것이 있다. 자기가 개인적으로 친밀감을 많이 갖고 있던 친구들이 나를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친구 A와 더 친밀하게 소통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A에 대해 심한 배신감과 질투를 느끼게 되고, 결국 친구 관계가 무너져버리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충돌은 여러 군데서 나타난다. 성적 정체성이 드러나기도 하고, 친구 아이디가 상사의 아이디로 밝혀졌을 때, 어제 한 일을 나도 모르게 선생님이 알고 얘기했을 때 우리는 점점 내가 올리는 글에 대해 자기 검열을 하기 시작한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내 이미지, 자아 정체성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앞으로 우리에게 큰 숙제가 될 수 있다.
기업 내에서는 세대 간의 차이가 소셜 네트워크 문화 차이를 가져올 수 있으며, 조직 내에서 새로운 갈등과 오해를 키울 수 있는 위험성이 많다. 남녀 간 사용 언어와 포스팅 유형, 사용 행태의 차이 역시 실세계에서 겪는 갈등처럼 나타날 것이다.
루머의 확산과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의 매우 빠른 전파 못지않게,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사회에서 개인들에게 매우 커다란 문제를 야기하거나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다. 싸이월드 시대에서 얻었던 교훈을 바탕으로 이제 새로운 소셜 네트워킹 시대에 소셜 네트워크와 소셜 미디어에서의 에티켓과 규범을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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