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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오전부터 필리핀의 대표적인 이단인 엘샤다이(개신교의 찬양을 부르며 미사를 드리는 이단 카톨릭)의 찬양소리를 시작으로,

나도 현지인들에게 물들여 지나 봐?


토요일
매주 토요일마다 반복되는 담장 넘어 로컬 현지인들의 소리. 오늘도 예외는 아닙니다.
토요일은 오전부터 필리핀의 대표적인 이단인 엘샤다이(개신교의 찬양을 부르며 미사를 드리는 이단 카톨릭)의 찬양소리를 시작으로, 담장너머 현지인들은 그들의 살아있음을 전해옵니다.
몇 시간 동안의 찬양과 미사가 끝나면, 그 다음은 현지인들이 노래방 기계를 이용해 한 주간의 피곤하고 지친 삶을 노래에 담아 피로를 해소하는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그들의 살아 움직이는 소리가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 졌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좀 다릅니다.
남편의 부르는 소리에 이끌리어 밤 11시 20분에 2층으로 올라가 잠을 청하려 누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자정을 고비로 저들의 생명 소리도 잠잠해 지겠구나 하고 누워서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날이 바뀌어 12시가지나 새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마이크에 대고 고요한 적막을 깨는 소리는 그치지 않습니다.
어느 여자의 노래 소리가 끝나고, 그 다음을 이어 마이크를 잡은 남자의 노래 소리는 처량하기 그지없습니다. 그 처량한 노래 소리가 그칠 줄을 모릅니다.
뒤척뒤척 한참을 뒤척이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를 잤을까? 그래도 그 처량한 남자의 노래 소리는 여전히 밤을 가로질러 방으로 전해져 옵니다.
그렇게 뒤숭숭하게 밤을 지내다 대충 4시 정도가 된 것 같다고 생각을 하고 눈이 떠졌는데 사람이 바뀌었는지는 자세히 알 순 없지만 그래도 그때까지도 노래 소리는 끊이질 않고 계속 들려옵니다.
아! 대단한 사람들이구나?
노래를 아직도 부르고 있는 그 사람도 대단하고,
아무 제재도 없는 현지 사람들도 대단하고,
그리고 거기에 물들어가는 나 자신도 대단하고.....

어떤 사람들(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남을 의식하지 않고 상관없이 떠들고, 노래 부르고 노는 것을 필리핀인들의 문화라고 합니다. 그러나 배운 지식층들은 자기 내 사람들의 이러한 모습들을 그들이 배우지 못해서라고 이야기 합니다. 만약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흥에 겨워 노는 것들이 진정 이들의 문화라면 왜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필리핀들이 있을까요?
우리가 현지인들의 문화를 배우고 이해해야만 하겠지만, 올바르게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 필리핀인들은 부드러운 사람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겉으론 말입니다. 그러나 그 내면은 겉의 모습과 같이 부드러운 것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 또한 틀림없습니다.
또한 “No”, 나 “모른다” 라고 말하는 것을 잘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처리 시간이 느리고,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 것 또한 기본입니다.

필리핀인들 중 배운 사람들은 자기네 나라 사람들의 이러한 모습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섬겨야할 사람들이 서민층이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기에 이들의 이러한 모습들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이들에게 물들여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이들과 공존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새벽 5시가 넘어 노래 소리가 조용해 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6시가 되어 날이 밝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로 바톤이 이어졌습니다.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와 노래 소리가 다시 담장을 넘어 옵니다.

이렇게 요란한 가운데서도 필요한 만큼의 잠을 잘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