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의 반란, 한나라당의 반란… 그다음은 검찰의 반란?
(서프라이즈 / 흑수돌 / 2011-01-10)
정동기 낙마 가능성 99%??… 청와대 응시하고 있는 검찰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결국 한나라당까지 ‘불가론’을 당론으로 확정 지었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조중동 보수언론이 사설과 칼럼을 통해 정동기에 대해 맹공을 퍼부은 것이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아니, 정운찬 총리도 밀어붙였고 김황식 총리도 밀어붙였는데 그까짓 감사원장쯤이야 얼마든지 밀어붙일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정동기가 바로 검찰 출신이고 현재 이명박 정권을 유일하게 지탱하고 있는 권력기관이 바로 검찰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보수언론-여당-청와대-검찰의 상호의존 메커니즘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위 꼴통 4각 지대 되겠다.)
대한민국에서 완벽한 ‘상명하복’ 조직은 오직 검찰밖에 없다. 물론, 군부도 있지만 검찰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일단 군은 육·해·공 구별이 있으며 직업장교, 단기장교, 직업부사관, 단기부사관, 사병, 여군, 군무원 등 매우 다양한 구성원들이 포진해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검찰에 있어서 검사는 오직 사법고시 출신들로만 임명이 되며 군대처럼 들락날락하지도 않고 대체로 모든 검사들이 10~20년간 장기 근무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군보다 더 충성 되고 끈끈한 조직이 된다. 바로 그 과정에서 혈육과 같은 상하관계가 형성되고 정경언(政經言) 유착을 통한 공범관계가 형성된다. 그나마 군에는 청와대에 직보하는 국군기무사라는 강력한 감찰기관이 존재하지만 검찰에는 사실상 감찰기관도 존재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검찰 조직은 그 어디로부터도 견제를 받지 않을 뿐 아니라 내부 비리와 모순을 감시하고 적발할 감찰기관조차 없는 그야말로 ‘무소불위’ 권력이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는 군부와 중앙정보부(안기부=>국정원)라는 워낙 강력한 권력기관이 존재했었기에 검찰은 하나의 부수적 권력기관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여론을 조작하거나 국면을 돌파하는 존재는 언제나 군부와 정보부였고 검찰은 이미 상부에서 결정된 것을 집행하는 기관에 불과했다.
그러나 민간정부로 이양되고 난 이후 군부와 국정원의 역할과 위상이 추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검찰이 강력한 권력기관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법고시 인원을 40~50명 선발하던 시절에는 합격자 전원이 판사나 검사로 임용될 수 있었지만 전두환 때 300명, 김대중 때 800명, 노무현 때 1,000명으로 사시 합격자가 늘어나면서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검찰에 투신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경쟁이 치열한 고시준비와 연수원 과정에서 희생하고 고생한 것을 보상받는다는 측면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검찰을 기본권 수호 및 사회정의 구현 책임자라는 사명감보다는 기업에서 줄 잘 서서 승진하는 것과 똑같이 생각하게 된 거다.
▲ 굳은 표정으로 출근하는 정동기 ⓒ연합뉴스
똑똑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뭉치면 국가도 부강해지고 사회도 풍요로워지지만 똑똑하지만 자기중심적이고 냉혹한 사람들이 뭉치면 국가는 피폐해지고 사회도 부패와 도덕 불감증으로 심한 몸살을 앓게 되는 거다. 현재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국면이 딱 그러한 상황이다. 바로 그 상황에서 현재 검찰이, 청와대가 과연 정동기를 지켜낼 것인지에 대해 냉혹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왜냐하면 ‘권력의 시녀’라는 비아냥을 받으면서까지 정권에 헌신하는 가장 큰 이유가 현재와 같은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을 유지하고 그 프레임 내에서 각자가 출세가도를 달리는 것인데 정동기가 낙마하는 순간 그것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검찰의 입장에서 보자면 정동기는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아니라 검찰 종사자 모두가 벤치마킹하고 따라가야 할 롤모델이다. SKY대가 아닌 한양대를 나와 서울법대 출신들이 득실거리는 검찰에서 검사장과 법무차관까지 지내고 로펌 대표와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총리급인 감사원장(내정이지만)까지…. 그야말로 검사들의 최종목표를 모두 달성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리 크고 똑똑한 검사들에게 계속해서 “밖에서 아무리 욕 얻어먹더라도 개의치 마라. 봐라. 정동기 선배가 있지 않나? 너희들도 내 말 잘 듣고 충성하면 모두 저렇게 될 수 있다.” 요렇게 설득하고 주입시킬 수 있다. 그러니 그의 출세 가도는 반드시 헤피엔딩으로 끝나야만 한다.
권력기관의 생리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청와대가 이러한 메커니즘을 모를 리 없다. 그러므로 청와대는 결코 쉽게 정동기를 포기하지 못할 것이다. 애시당초 정동기를 감사원장에 앉히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검찰에게 보상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고 정동기를 정점으로 한 ‘검찰 공화국’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명박 정권이 끝날 때까지 Win-Win 시너지 관계를 계속 갖고 가겠다는 것이었던 만큼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 검찰에서 얼굴 두꺼워지는 훈련을 수십 년간 해온 정동기 입장에서도 여론이 아무리 나빠져도 청와대만 자신을 포기하지 않으면 절대로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시선은 청와대로 향한다.
조중동의 반란, 한나라당의 반란… 그다음은 검찰의 반란?
그런데 여기서 중대한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반발이다. 사실 조중동과 한나라당은 지금 어쩔 수 없이 한배를 탄 형국이다. 왜냐하면 사운을 걸고 시작한 종편사업이 계속 순항하기 위해서라도 조중동 입장에서는 반드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재창출해야만 하고 한나라당 또한 ‘박근혜 대세론’이 급격하게 무너질 경우 기댈 수 있는 존재는 조중동 신문과 방송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정권 재창출의 총대를 메줄 존재가 조중동 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의 ‘고 혹은 스톱’ 싸인을 한나라당은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같은 동병상련 관계 때문에 조중동의 반란에 이어 한나라당의 반란이 등장한 거다.
▲ 조선일보 1월 8일자 사설
여기서부터가 바로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싸움이다. 이명박 정권 입장에서는 절대 검찰에 대한 손을 놓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보았듯이 여당에 대한 민심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도 ‘검찰 카드’는 대단히 유용한 것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유효적절하게 ‘한명숙 의혹’을 터뜨리면서 오세훈 당선이라는 짭짤한 수입을 얻었다. 만일 지난 지방선거에서 검찰의 조연이 없었다면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를 모두 한명숙과 유시민에게 내줬을 가능성이 높았다. 어차피 현재 국면에서 내년 총선과 대선 모두 불안하고 불투명할 수밖에 없는데 ‘검찰 카드’를 버린다는 건 정치적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이대로 ‘검찰 카드’를 쥐고 갈 수만 있다면 수많은 의혹 제기를 통해 정권 재창출 시나리오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아마도 청와대는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론만큼은 청와대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다시 말해 청와대 입장에서는 여론이 얼마나 나빠지던 그냥 무시하고 임기 마지막 날까지 자신들을 위해(국가와 국민이 아니다.) 꼭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퇴임 후 안전까지 검찰로부터 보장받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해야만 하는 조중동과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그런 청와대에 결코 동조할 수가 없다. 따라서 현재 주인공인 이명박이 조용히 무대에서 내려와 뒷자리에 앉으면 기립박수를 쳐줄 수 있지만 계속 무대에 남아 NG와 실수를 연발할 것으로 판단되면 아예 초장에 신발과 방석을 던져서 무대 아래로 끌어내리는 쪽이 위험부담이 적을 것이다. 그 싸움이 지금 시작된 거다. 그래서 바로 이 순간 벌어지고 있는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싸움에도 검찰은 눈과 귀를 크게 세우고 그 귀추를 응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검찰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까? 그 바로미터가 되는 것이 바로 정동기 낙마 여부다. 만약에 정동기가 감사원장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하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 청와대와 검찰은 ‘동반 레임덕’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청와대야 레임덕에 빠지더라도 1~2년만 감내하면 그만이지만 검찰은 종사자 대부분이 이제부터 출세가도를 달려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절대로 레임덕을 감내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침몰하는 이명박호에서 탈출하기 위해 더욱 악랄하고 집요하게 이명박을 물어뜯어야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현재권력에서 미래권력으로 말을 갈아타야만 한다. 따라서 정동기가 낙마하게 되면 ‘한명숙 재판’도 양상이 180도 달라질 것이고, ‘함바 게이트’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아마도 당분간 이명박은 잠을 이루지 못할 거다. 조중동도 자신이 키운 개고, 한나라당도 자신이 키운 개고, 검찰도 자신이 키운 충견인데 자칫 잘못하면 개 세 마리로부터 모두 공격당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정말 많이 불안할 거다.
흑수돌
원문 주소 - http://www-nozzang.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26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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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흑수돌 / 2011-01-10)
정동기 낙마 가능성 99%??… 청와대 응시하고 있는 검찰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결국 한나라당까지 ‘불가론’을 당론으로 확정 지었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조중동 보수언론이 사설과 칼럼을 통해 정동기에 대해 맹공을 퍼부은 것이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아니, 정운찬 총리도 밀어붙였고 김황식 총리도 밀어붙였는데 그까짓 감사원장쯤이야 얼마든지 밀어붙일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정동기가 바로 검찰 출신이고 현재 이명박 정권을 유일하게 지탱하고 있는 권력기관이 바로 검찰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보수언론-여당-청와대-검찰의 상호의존 메커니즘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위 꼴통 4각 지대 되겠다.)
대한민국에서 완벽한 ‘상명하복’ 조직은 오직 검찰밖에 없다. 물론, 군부도 있지만 검찰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일단 군은 육·해·공 구별이 있으며 직업장교, 단기장교, 직업부사관, 단기부사관, 사병, 여군, 군무원 등 매우 다양한 구성원들이 포진해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검찰에 있어서 검사는 오직 사법고시 출신들로만 임명이 되며 군대처럼 들락날락하지도 않고 대체로 모든 검사들이 10~20년간 장기 근무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군보다 더 충성 되고 끈끈한 조직이 된다. 바로 그 과정에서 혈육과 같은 상하관계가 형성되고 정경언(政經言) 유착을 통한 공범관계가 형성된다. 그나마 군에는 청와대에 직보하는 국군기무사라는 강력한 감찰기관이 존재하지만 검찰에는 사실상 감찰기관도 존재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검찰 조직은 그 어디로부터도 견제를 받지 않을 뿐 아니라 내부 비리와 모순을 감시하고 적발할 감찰기관조차 없는 그야말로 ‘무소불위’ 권력이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는 군부와 중앙정보부(안기부=>국정원)라는 워낙 강력한 권력기관이 존재했었기에 검찰은 하나의 부수적 권력기관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여론을 조작하거나 국면을 돌파하는 존재는 언제나 군부와 정보부였고 검찰은 이미 상부에서 결정된 것을 집행하는 기관에 불과했다.
그러나 민간정부로 이양되고 난 이후 군부와 국정원의 역할과 위상이 추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검찰이 강력한 권력기관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법고시 인원을 40~50명 선발하던 시절에는 합격자 전원이 판사나 검사로 임용될 수 있었지만 전두환 때 300명, 김대중 때 800명, 노무현 때 1,000명으로 사시 합격자가 늘어나면서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검찰에 투신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경쟁이 치열한 고시준비와 연수원 과정에서 희생하고 고생한 것을 보상받는다는 측면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검찰을 기본권 수호 및 사회정의 구현 책임자라는 사명감보다는 기업에서 줄 잘 서서 승진하는 것과 똑같이 생각하게 된 거다.
▲ 굳은 표정으로 출근하는 정동기 ⓒ연합뉴스
똑똑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뭉치면 국가도 부강해지고 사회도 풍요로워지지만 똑똑하지만 자기중심적이고 냉혹한 사람들이 뭉치면 국가는 피폐해지고 사회도 부패와 도덕 불감증으로 심한 몸살을 앓게 되는 거다. 현재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국면이 딱 그러한 상황이다. 바로 그 상황에서 현재 검찰이, 청와대가 과연 정동기를 지켜낼 것인지에 대해 냉혹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왜냐하면 ‘권력의 시녀’라는 비아냥을 받으면서까지 정권에 헌신하는 가장 큰 이유가 현재와 같은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을 유지하고 그 프레임 내에서 각자가 출세가도를 달리는 것인데 정동기가 낙마하는 순간 그것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검찰의 입장에서 보자면 정동기는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아니라 검찰 종사자 모두가 벤치마킹하고 따라가야 할 롤모델이다. SKY대가 아닌 한양대를 나와 서울법대 출신들이 득실거리는 검찰에서 검사장과 법무차관까지 지내고 로펌 대표와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총리급인 감사원장(내정이지만)까지…. 그야말로 검사들의 최종목표를 모두 달성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리 크고 똑똑한 검사들에게 계속해서 “밖에서 아무리 욕 얻어먹더라도 개의치 마라. 봐라. 정동기 선배가 있지 않나? 너희들도 내 말 잘 듣고 충성하면 모두 저렇게 될 수 있다.” 요렇게 설득하고 주입시킬 수 있다. 그러니 그의 출세 가도는 반드시 헤피엔딩으로 끝나야만 한다.
권력기관의 생리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청와대가 이러한 메커니즘을 모를 리 없다. 그러므로 청와대는 결코 쉽게 정동기를 포기하지 못할 것이다. 애시당초 정동기를 감사원장에 앉히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검찰에게 보상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고 정동기를 정점으로 한 ‘검찰 공화국’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명박 정권이 끝날 때까지 Win-Win 시너지 관계를 계속 갖고 가겠다는 것이었던 만큼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 검찰에서 얼굴 두꺼워지는 훈련을 수십 년간 해온 정동기 입장에서도 여론이 아무리 나빠져도 청와대만 자신을 포기하지 않으면 절대로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시선은 청와대로 향한다.
조중동의 반란, 한나라당의 반란… 그다음은 검찰의 반란?
그런데 여기서 중대한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반발이다. 사실 조중동과 한나라당은 지금 어쩔 수 없이 한배를 탄 형국이다. 왜냐하면 사운을 걸고 시작한 종편사업이 계속 순항하기 위해서라도 조중동 입장에서는 반드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재창출해야만 하고 한나라당 또한 ‘박근혜 대세론’이 급격하게 무너질 경우 기댈 수 있는 존재는 조중동 신문과 방송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정권 재창출의 총대를 메줄 존재가 조중동 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의 ‘고 혹은 스톱’ 싸인을 한나라당은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같은 동병상련 관계 때문에 조중동의 반란에 이어 한나라당의 반란이 등장한 거다.
▲ 조선일보 1월 8일자 사설
여기서부터가 바로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싸움이다. 이명박 정권 입장에서는 절대 검찰에 대한 손을 놓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보았듯이 여당에 대한 민심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도 ‘검찰 카드’는 대단히 유용한 것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유효적절하게 ‘한명숙 의혹’을 터뜨리면서 오세훈 당선이라는 짭짤한 수입을 얻었다. 만일 지난 지방선거에서 검찰의 조연이 없었다면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를 모두 한명숙과 유시민에게 내줬을 가능성이 높았다. 어차피 현재 국면에서 내년 총선과 대선 모두 불안하고 불투명할 수밖에 없는데 ‘검찰 카드’를 버린다는 건 정치적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이대로 ‘검찰 카드’를 쥐고 갈 수만 있다면 수많은 의혹 제기를 통해 정권 재창출 시나리오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아마도 청와대는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론만큼은 청와대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다시 말해 청와대 입장에서는 여론이 얼마나 나빠지던 그냥 무시하고 임기 마지막 날까지 자신들을 위해(국가와 국민이 아니다.) 꼭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퇴임 후 안전까지 검찰로부터 보장받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해야만 하는 조중동과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그런 청와대에 결코 동조할 수가 없다. 따라서 현재 주인공인 이명박이 조용히 무대에서 내려와 뒷자리에 앉으면 기립박수를 쳐줄 수 있지만 계속 무대에 남아 NG와 실수를 연발할 것으로 판단되면 아예 초장에 신발과 방석을 던져서 무대 아래로 끌어내리는 쪽이 위험부담이 적을 것이다. 그 싸움이 지금 시작된 거다. 그래서 바로 이 순간 벌어지고 있는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싸움에도 검찰은 눈과 귀를 크게 세우고 그 귀추를 응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검찰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까? 그 바로미터가 되는 것이 바로 정동기 낙마 여부다. 만약에 정동기가 감사원장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하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 청와대와 검찰은 ‘동반 레임덕’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청와대야 레임덕에 빠지더라도 1~2년만 감내하면 그만이지만 검찰은 종사자 대부분이 이제부터 출세가도를 달려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절대로 레임덕을 감내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침몰하는 이명박호에서 탈출하기 위해 더욱 악랄하고 집요하게 이명박을 물어뜯어야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현재권력에서 미래권력으로 말을 갈아타야만 한다. 따라서 정동기가 낙마하게 되면 ‘한명숙 재판’도 양상이 180도 달라질 것이고, ‘함바 게이트’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아마도 당분간 이명박은 잠을 이루지 못할 거다. 조중동도 자신이 키운 개고, 한나라당도 자신이 키운 개고, 검찰도 자신이 키운 충견인데 자칫 잘못하면 개 세 마리로부터 모두 공격당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정말 많이 불안할 거다.
흑수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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