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블랙 생산 중단한 진짜 이유는?
매출부진+공정위 제재 타격…"해외출시는 예정대로"
원종태 기자
입력: 2011.08.30 09:21|조회수: 231416 18
3년간 연구개발 끝에 탄생한 농심 (218,500원2500 1.2%) '신라면 블랙'이 불과 4개월여만에 생산을 전격 중단한다. 농심은 팔면 팔수록 손해이기 때문에 신라면 블랙 생산을 중단한다고 30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농심의 이 같은 결정에는 △비싼 가격의 한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이후 여론 악화 △이에 따른 기업 이미지 훼손 우려 등 여러 고민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그러나 신라면 블랙의 국내 생산은 중단하지만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 출시는 예정대로 강행할 방침이어서 해외 시장이 위기의 돌파구가 될 지 주목된다.
◇"50억원어치 이상 못 팔면 적자"=농심은 일단 대외적으로 신라면 블랙이 팔면 팔수록 영업적자가 나는 제품이기 때문에 더 이상 생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라면 블랙은 실제 지난 4월 첫 출시 이후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 4월 출시 첫 달에는 90억원 매출을 올렸지만 이후 60억원→30억원→20억원으로 매달 매출이 떨어졌다"며 "이달초 가격을 150원(9.3%) 내렸는데도 매출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라면 블랙은 최소 한달에 50억∼60억원 어치 이상 팔려야 규모의 경제로 영업 흑자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엄선한 재료를 쓰기 때문에 대량 판매가 수익성의 관건이다. 그러나 농심이 가격을 150원이나 낮췄는데도 판매량이 회복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공정위 조사 이후 기업 이미지도 훼손=신라면 블랙이 이처럼 고전하게 된 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방위적 압박도 일정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12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라면 제품인 신라면 블랙에 대해 성분 조사를 통해 과장 광고 여부를 파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같은 달 27일 공정위는 신라면 블랙이 우골 성분 등을 과장 광고했다며 1억5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때부터 신라면 블랙은 더욱 가시밭길을 걸었다. 첫 출시 당시만 해도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뒤흔들 신제품이었지만 일반 라면의 2.3배에 달하는 비싼 가격의 한계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고객들도 외면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농심의 기업 이미지가 훼손된 것도 끝내 신라면 블랙 생산을 중단한 배경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신라면 블랙이 첫 출시 당시부터 공교롭게도 정부 물가안정 방침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제품으로 인식되며 내홍을 겪었다"며 "특히 공정위 과장 광고 조사 발표 이후 매출 감소와 기업 이미지 훼손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제품이 됐다"고 밝혔다.
◇해외시장 진출에 올인할까=신라면 블랙 생산 중단은 농심 입장에서는 뼈아프다. 농심은 신라면 블랙을 개발하는데 3년을 소요하며 개발비용도 만만치 않게 썼다. 특히 안성공장에 신라면 블랙 생산라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진공농축기와 고온쿠커 등 생산설비에도 100억원 이상을 신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생산라인까지 무용지물로 변한다면 농심의 손실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농심은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블랙 생산 중단은 더 좋은 제품을 내놓기 위해 재정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여론이 좋지 않은 국내 대신 신라면 블랙의 해외 수출이나 해외 현지 생산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 전망이다. 해외시장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국내처럼 나쁘지 않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블랙 국내 생산을 중단한다고 해서 미국과 중국 현지 출시까지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농심은 특히 현지 바이어들과 이미 신라면 블랙 출시를 잠정 합의한 상태여서 기업 신뢰 측면에서도 해외 진출은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농심은 앞으로 신라면 블랙을 미국 LA공장이나 중국 칭다오·상하이 공장 등에서 생산하는 방안 등 다양한 해외 진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신라면 블랙이 국내 출시를 접고, 해외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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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부진+공정위 제재 타격…"해외출시는 예정대로"
원종태 기자
입력: 2011.08.30 09:21|조회수: 231416 18
3년간 연구개발 끝에 탄생한 농심 (218,500원2500 1.2%) '신라면 블랙'이 불과 4개월여만에 생산을 전격 중단한다. 농심은 팔면 팔수록 손해이기 때문에 신라면 블랙 생산을 중단한다고 30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농심의 이 같은 결정에는 △비싼 가격의 한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이후 여론 악화 △이에 따른 기업 이미지 훼손 우려 등 여러 고민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그러나 신라면 블랙의 국내 생산은 중단하지만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 출시는 예정대로 강행할 방침이어서 해외 시장이 위기의 돌파구가 될 지 주목된다.
◇"50억원어치 이상 못 팔면 적자"=농심은 일단 대외적으로 신라면 블랙이 팔면 팔수록 영업적자가 나는 제품이기 때문에 더 이상 생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라면 블랙은 실제 지난 4월 첫 출시 이후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 4월 출시 첫 달에는 90억원 매출을 올렸지만 이후 60억원→30억원→20억원으로 매달 매출이 떨어졌다"며 "이달초 가격을 150원(9.3%) 내렸는데도 매출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라면 블랙은 최소 한달에 50억∼60억원 어치 이상 팔려야 규모의 경제로 영업 흑자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엄선한 재료를 쓰기 때문에 대량 판매가 수익성의 관건이다. 그러나 농심이 가격을 150원이나 낮췄는데도 판매량이 회복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공정위 조사 이후 기업 이미지도 훼손=신라면 블랙이 이처럼 고전하게 된 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방위적 압박도 일정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12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라면 제품인 신라면 블랙에 대해 성분 조사를 통해 과장 광고 여부를 파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같은 달 27일 공정위는 신라면 블랙이 우골 성분 등을 과장 광고했다며 1억5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때부터 신라면 블랙은 더욱 가시밭길을 걸었다. 첫 출시 당시만 해도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뒤흔들 신제품이었지만 일반 라면의 2.3배에 달하는 비싼 가격의 한계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고객들도 외면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농심의 기업 이미지가 훼손된 것도 끝내 신라면 블랙 생산을 중단한 배경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신라면 블랙이 첫 출시 당시부터 공교롭게도 정부 물가안정 방침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제품으로 인식되며 내홍을 겪었다"며 "특히 공정위 과장 광고 조사 발표 이후 매출 감소와 기업 이미지 훼손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제품이 됐다"고 밝혔다.
◇해외시장 진출에 올인할까=신라면 블랙 생산 중단은 농심 입장에서는 뼈아프다. 농심은 신라면 블랙을 개발하는데 3년을 소요하며 개발비용도 만만치 않게 썼다. 특히 안성공장에 신라면 블랙 생산라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진공농축기와 고온쿠커 등 생산설비에도 100억원 이상을 신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생산라인까지 무용지물로 변한다면 농심의 손실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농심은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블랙 생산 중단은 더 좋은 제품을 내놓기 위해 재정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여론이 좋지 않은 국내 대신 신라면 블랙의 해외 수출이나 해외 현지 생산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 전망이다. 해외시장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국내처럼 나쁘지 않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블랙 국내 생산을 중단한다고 해서 미국과 중국 현지 출시까지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농심은 특히 현지 바이어들과 이미 신라면 블랙 출시를 잠정 합의한 상태여서 기업 신뢰 측면에서도 해외 진출은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농심은 앞으로 신라면 블랙을 미국 LA공장이나 중국 칭다오·상하이 공장 등에서 생산하는 방안 등 다양한 해외 진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신라면 블랙이 국내 출시를 접고, 해외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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