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정 어둡다고… 노인 등치는 사기단 극성
2011년 1만건→2014년 2만2700건…노래공연·사은품 등 미끼로 현혹…건강식품 등 바가지 씌우고 잠적…떴다방·보이스피싱 점차 지능화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51F08475551600401)
서울에 사는 A씨(49·여)는 지난 설 명절에 인천 친정에 갔다가 방 한 쪽에 쌓여 있는 정체불명의 박스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A씨의 어머니는 속칭 ‘떴다방’이라고 불리는 물품판매 홍보관에서 홍삼음료를 1200만원어치나 구입해 놓고 있었다. A씨가 반품을 하려고 홍보관을 찾았을 때 이미 영업장은 사라졌다. 박스에 적힌 업체 고객센터 전화도 결번이었다. 곧바로 한국소비자원 등에 신고했지만 아직까지 판매자의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A씨는 “업자들이 원산지도 알 수 없는 저가 제품을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바가지를 씌운 것”이라며 “어머니의 노인정 친구들 중 절반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사기범죄 발생건수는 2011년 22만3470건에서 지난해 23만8643건으로 6.8%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범죄는 1만265건에서 2만2700건으로 두 배나 뛰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맹수가 약한 동물을 먼저 노리듯이 범죄자들은 상대적으로 세상 물정에 어둡고 정에 약한 노인을 손쉬운 표적으로 생각한다”며 “노인을 대상으로 한 떴다방 사기와 보이스피싱 범죄 등이 갈수록 지능·대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http://www.segye.com/content/image/2015/05/10/20150510002233_0.jpg)
대표적인 노인 대상 사기범죄인 떴다방 영업은 주로 터미널이나 전통시장 근처의 상가건물의 임시 영업장이 주무대가 된다. 쌀이나 휴지, 냄비 등 생활용품을 나눠주고 노래공연과 안마 서비스로 현혹한 뒤 건강식품 등을 충동구매하도록 조장하는 식이다. 단기 선납형의 ‘깔세’ 방식으로 임대료를 내고 영업장을 계약한 뒤 1∼2달 만에 자리를 뜨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 자식과 떨어져 혼자 살거나 특별한 여흥 거리가 없는 노인들은 오히려 피해를 입고도 업자를 두둔하며 신고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6월에는 취업을 시켜주겠다고 속여 노인들에게 28억원어치의 민간자격증 교재를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 조사결과 피해자 중 70%가량이 50대 이상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직업소개소를 전전하며 건물 청소업을 하던 정모(61·여)씨는 “자격증을 따면 월급 250만원을 받는 노인요양시설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솔깃한 제안을 받고 자격증 교재비와 동영상 강의료로 700만원을 지불했다. 노인 사기단은 한 달쯤 지나자 “취업을 하려면 자격증 한 개로는 부족하다”며 400만원을 더 뜯어냈다. 정씨는 “어려운 전문용어를 쓰면서 자격증에 대해 설명해주고 요양시설에 아는 사람도 많다고 해서 철석같이 믿었다”고 말했다.
이명규 한국노년복지연합 정책국장은 “사기범죄에 빠지는 노인은 외로움을 잘 느끼거나 주변에 의지하려는 성향이 강한 편”이라며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라 세대 간 소통과 관심을 통해 노인들이 범죄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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